첫 반장 선거
딸의 첫 고민, 누구를 뽑을까
반장 선거를 앞둔 저녁, 딸이 심각한 얼굴로 물었습니다.
"아빠, 나 누구 뽑아야 할지 모르겠어."
단짝은 A인데, 반을 위해 뭔가 해줄 것 같은 건 B라고 했어요.
친한 마음과 옳은 선택 사이에서, 여덟 살이 진지하게 저울질하고 있었습니다.
"A가 알면 서운해할까?" 딸이 조심스레 물었어요.
나는 답을 주지 않고 되물었습니다.
"네 한 표는 온전히 네 거야. 누구한테 보여줄 필요도 없고. 네가 좋다고 생각하는 대로 하면 돼."
아이는 '누구를 뽑느냐'보다, '내 선택을 내가 정한다'는 걸 처음 배우고 있었습니다.
다음 날, 딸은 누굴 뽑았는지 끝내 말하지 않았어요.
대신 이렇게만 했습니다. "그건 비밀이야. 아빠가 알려준 대로 나만 아는 거로 했어."
서운하기는커녕, 내심 뿌듯했습니다.
자기 선택을 지킬 줄 아는 아이가 되어가고 있었으니까요.
딸의 한 표가 누구에게 갔는지는 모릅니다.
하지만 그 표 하나를 놓고
밤새 고민한 마음은 분명히 봤습니다.
선택은 그렇게, 고민의 무게만큼 자랍니다.
- 딸과 함께 자라는 아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