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험지 두 장

100점과 60점 사이 아빠의 반응 육아일기

시험지 두 장

2026년 6월 11일, 딸이 내민 100점짜리와 60점짜리 사이에서

딸이 시험지 두 장을 가져왔습니다.

한 장은 100점, 한 장은 60점.

100점짜리를 보고 저는 "우와, 잘했네!" 하며 활짝 웃었습니다.

그다음 60점짜리를 보고는… "어, 그래" 하고 목소리가 낮아졌어요.

그 짧은 순간, 딸의 눈이 제 표정을 살폈습니다.

100점에선 환하던 아빠 얼굴이, 60점에선 굳는 걸 놓치지 않았어요.

나는 말로는 "점수는 안 중요해"라고 하면서, 표정으로는 정반대를 가르치고 있었습니다.

딸은 내 말을 들은 게 아니라, 내 얼굴을 봤습니다.

100점엔 웃고 60점엔 굳는 그 얼굴이,
딸에게 '아빠 사랑엔 점수라는 조건이 있다'고 속삭이고 있었던 거예요.

저는 두 시험지를 나란히 내려놓고, 딸을 안았습니다.

"100점도 60점도, 둘 다 네가 애쓴 거야. 아빠는 둘 다 똑같이 고마워."

60점짜리를 볼 때 굳었던 내 표정을,
딸은 아마 오래 기억할 겁니다.

그래서 다음엔 두 장 다,
똑같은 얼굴로 안아주기로 했습니다.

점수는 두 개였지만,
내 딸은 언제나 하나니까요.

- 딸과 함께 자라는 아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