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장고에 붙은 딸의 크레파스 그림

냉장고에 붙은 딸의 크레파스 그림

"아빠, 이거 냉장고에 붙여줘."

딸이 그림 한 장을 내밀었습니다.

크레파스로 그린 우리 가족.

아빠는 늘 제일 크게, 제일 진하게 그려져 있습니다.

냉장고 문에 자석으로 붙였습니다.

며칠 뒤면 또 새 그림이 그 자리를 차지하겠지요.

냉장고 그림이 바뀔 때마다, 계절이 한 번씩 지나갑니다.

봄엔 벚꽃, 여름엔 바다, 가을엔 단풍.

딸의 그림은 우리 집의 달력이었습니다.

지난 그림들을 떼어 상자에 모아둡니다.

언젠가 냉장고에 그림이 붙지 않는 날이 오겠지요.

그래서 오늘의 그림을, 조금 더 오래 바라봤습니다.

- 딸과 함께 자라는 아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