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편이 되어줄게 친구 때문에 힘든 딸에게 아빠 편지

네 편이 되어줄게 친구 때문에 힘든 딸에게 아빠 편지

딸아

2026년 6월 1일, 친구 얘기에 입을 꾹 다문 너를 보며

오늘 저녁, 네 젓가락이 자꾸 멈췄어. 반찬을 뒤적이기만 하고, 핸드폰은 화면을 엎어놨더라. 아빠가 "무슨 일 있었어?" 물으니 "아니, 아무것도" 하고 말았지. 근데 아빠는 알아. 그 "아무것도"가 사실은 제일 무거운 말이라는 걸.

친구 사이에 무슨 일이 있었던 것 같아. 누가 너를 빼놓았거나, 편을 갈랐거나, 어제까지 웃던 아이가 오늘은 차가웠거나. 아빠도 그맘때 그랬어. 그 나이엔 친구가 세상의 전부 같은데, 그 세상이 흔들리면 발밑이 통째로 무너지는 것 같지.

아빠가 오늘 하고 싶은 말은 딱 하나야.

누가 뭐래도, 아빠는 네 편이야.

온 세상이 너에게 등을 돌리는 날에도, 아빠 한 사람은 언제나 네 쪽에 서 있을게.

네 편이 된다는 건, 네가 무조건 옳다고 우겨주는 게 아니야. 네가 잘못한 게 있으면 그건 나중에 같이 들여다볼 거야. 하지만 그 전에, 네가 얼마나 속상했는지부터 들을게. 옳고 그름을 따지기 전에, 먼저 네 편이 되어줄게.

친구는 오기도 하고 가기도 해. 이번에 멀어진 아이도 있을 거고, 앞으로 만날 더 좋은 친구도 있어. 그런데 아빠는 안 가. 네가 몇 살이 되든, 어떤 실수를 하든, 아빠 자리는 늘 네 옆이야.

그러니까 오늘은 그냥 와서 안겨도 돼.

설명하지 않아도, 이유를 다 말하지 않아도.
아빠는 네 편이니까.

- 딸과 함께 자라는 아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