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장에 생긴 자물쇠
일기장에 생긴 자물쇠
딸의 책상을 정리하다 일기장을 봤습니다.
표지에 작은 자물쇠가 채워져 있었어요.
얼마 전까지만 해도, 그림일기를 자랑하듯 펼쳐 보이던 아이였는데.
순간 서운함이 스쳤습니다.
이제 아빠가 못 보는 이야기가 딸에게 생긴 거니까.
자물쇠 하나가, 딸에게 '나만의 세계'가 생겼다고 말하고 있었습니다.
서운함을 접고 다시 생각했습니다.
비밀을 가진다는 건, 지켜야 할 자기 자신이 생겼다는 뜻이니까.
그건 아빠에게서 멀어지는 게 아니라, 한 사람으로 자라는 일이었습니다.
일기장은 다시 제자리에 두었습니다.
열어보고 싶은 마음보다,
그 자물쇠를 지켜주고 싶은 마음이 더 컸습니다.
딸의 세계가 잠기기 시작한 날,
아빠는 조용히 그 문 앞에서 물러섰습니다.
- 딸과 함께 자라는 아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