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가 만든 라면이 : 불은 면 속에 네 마음이 가득했어

네가 만든 라면이 최고야

우리 딸아

2026년 5월 21일, 네가 부엌에 처음 선 날

퇴근하고 현관문을 여는데 라면 냄새가 났어. 그리고 네가 뛰어나왔지. "아빠, 나 라면 끓였어! 앉아 앉아!"

면이 좀 불었어. 국물은 반쯤 졸아 있었고, 파는 너무 굵게 썰려 있었어. 계란은 아직 덜 익어서 흰자가 흔들거렸어.

아빠는 한 젓가락 먹고 가만히 있었어. 맛이 없어서가 아니야. 너무 맛있어서.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라면이었어.

불은 면과 졸아든 국물 속에 네 마음이 가득 들어 있었어.

냄비 잡는 네 손이 빨갛더라. 불 앞에서 무서웠을 텐데, 아빠 줄 생각에 꾹 참고 서 있었을 네 모습이 떠올라서 코끝이 찡했어. 너는 요리를 한 게 아니야. 아빠한테 사랑을 끓여준 거야.

다음엔 같이 끓이자. 아빠가 파 써는 법 알려줄게.

- 딸과 함께 자라는 아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