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날 아이가 나에게 준 선물
"아빠, 눈 감아. 손 내밀어."
어린이날 아침.
딸이 두 손을 등 뒤로 숨기고 서 있었습니다.
뭘 샀나 싶었습니다.
용돈도 없는 아이가 대체 뭘 준비한 걸까.
눈을 감고 손을 내밀자, 작고 따뜻한 것이 올려졌습니다.
종이 한 장
눈을 떴습니다.
A4 용지를 네 번 접은 종이였습니다.
펼치니 크레파스로 그린 그림 하나.
키 큰 사람과 키 작은 사람이 손을 잡고 있었습니다.
그 아래 삐뚤빼뚤한 글씨.
"아빠 어린이날 축하해. 아빠도 옛날에 어린이였으니까."
웃으려다 울 뻔했습니다.
맞습니다. 저도 한때 어린이였습니다.
언제부터 잊고 있었을까요.
선물의 무게
어린이날이면 늘 고민했습니다.
뭘 사줘야 할까. 얼마짜리가 적당할까.
올해도 장난감 가게를 세 번이나 돌았습니다.
그런데 딸은 제게 종이 한 장을 건넸습니다.
0원짜리 선물.
그런데 그 무게가, 장난감 열 개보다 무거웠습니다.
"아빠, 마음에 들어?"
"응. 아빠가 받은 선물 중에 제일 좋아."
진심이었습니다.
어린이날은 아이에게 주는 날인 줄 알았는데, 아이가 아빠에게 주는 날이기도 했습니다.
그 종이를 지갑에 넣었습니다.
접어도 접어도 튀어나오는 크기였지만, 억지로 밀어 넣었습니다.
힘든 날, 꺼내 보려고요.
아이는 비싼 걸 원하지 않았습니다.
그냥 같이 있는 하루를 원했을 뿐입니다.
- 딸과 함께 자라는 아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