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가 늦게 온 날의 사과
잠든 우리 딸에게
밤 11시, 네 방 앞에서
미안해.
오늘 같이 저녁 먹기로 했는데. 퇴근하면서 문자 보냈잖아, "거의 다 왔어!" 그 '거의'가 두 시간이 됐어.
엄마한테 들었어. 식탁에 아빠 자리까지 수저를 놓고 기다렸다고. 밥이 식어갈 때쯤 "아빠 먼저 먹을게" 하면서 고개를 숙였다고.
그 장면을 상상하니까 가슴이 아파. 아빠가 거기 있었어야 했는데.
핑계는 대지 않을게. 일이 바빴다는 건 사실이지만, 그게 네 앞에서는 이유가 안 된다는 걸 알아.
늦어서 미안한 게 아니라, 기다리게 해서 미안해.
내일은 네가 학교에서 돌아올 때 아빠가 먼저 와 있을게. 현관문 열면 아빠가 보이게. 그건 약속이야.
이 편지는 내일 아침, 네 베개 옆에 둘게.
— 딸과 함께 자라는 아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