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이 처음 혼자 등교한 날

딸이 처음 혼자 등교한 날

"아빠, 나 내일부터 혼자 갈 수 있어."

목요일 저녁, 딸이 밥을 먹다 말고 선언했습니다.

숟가락을 내려놓고 딸을 봤습니다.

진지한 눈이었어요.

장난이 아니었습니다.

"진짜? 혼자 갈 수 있어?"

"응. 수아도 혼자 다녀. 나도 할 수 있어."

금요일 아침 7시 40분

현관에서 딸이 신발을 신었습니다.

가방끈을 양쪽으로 당기고, 이름표를 확인하고.

문을 열기 전에 저를 돌아봤습니다.

"아빠, 걱정하지 마."

그 말이 더 걱정되게 만든다는 걸, 이 아이는 아직 몰랐습니다.

문이 닫혔습니다.
작은 발소리가 계단을 내려가는 게 들렸습니다.
한 칸, 한 칸, 한 칸.

창문

안 보려고 했습니다.

그런데 몸이 먼저 거실 창문으로 갔습니다.

아파트 단지를 빠져나가는 작은 뒷모습이 보였습니다.

가방이 등보다 컸어요.

횡단보도 앞에서 멈추는 게 보였습니다. 좌우를 살폈습니다.

제가 매일 "좌우 보고 건너"라고 했던 말을 기억하고 있었습니다.

초록불에 건너기 시작했습니다.

뛰지 않고, 또박또박 걸었습니다.

건너편에 도착해서 한 번도 뒤를 돌아보지 않았습니다.

뒤를 돌아보지 않는 뒷모습이,
무너지게 만들었습니다.

다 컸다는 뜻이니까요.

적어도, 다 큰 을 할 수 있을 만큼.

3시 47분

현관문이 열렸습니다.

"다녀왔습니다!"

목소리가 어찌나 큰지.

"어떠했어?"

"뭐가?"

"혼자 가는 거."

딸이 어깨를 으쓱했습니다.

"별거 아니었어."

아이에게는 별거 아닌 하루가, 아빠에게는 시대가 바뀐 하루였습니다.

그날 밤, 잠든 딸의 손을 잡았습니다.

아침에 가방끈을 꽉 잡던 그 손.

여전히 작았습니다.

하지만 오늘, 이 손이 혼자서 세상을 향해 문을 열었습니다.

혼자 등교한 첫날.

딸은 한 걸음 앞으로 갔고,
아빠는 창문 앞에서 한 걸음 놓아주는 법을 배웠습니다.

— 딸과 함께 자라는 아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