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 우유갑
"아빠, 이렇게 접는 거야. 봐봐."
딸이 빈 우유갑을 펼쳐서 납작하게 접었습니다.
모서리를 맞추고, 꾹 눌러서, 반듯하게.
학교에서 배웠다고 자랑스러운 얼굴로 보여줬습니다.
저도 해봤습니다.
삐뚤어졌습니다.
"아빠 못하네." 딸이 웃었습니다.
빈 우유갑 하나를 접을 줄 아는 것도, 아이에게는 세상을 하나 더 배운 것이었습니다.
사소한 것을 배워온 날, 딸의 눈이 가장 반짝입니다.
국어 100점보다 우유갑 접기가 더 신나는 나이.
오늘의 성취는 빈 우유갑 접기.
내일은 또 뭘 배워올까, 기다려지는 밤입니다.
— 딸과 함께 자라는 아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