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관수업에서 눈이 마주쳤다
"아빠, 뒤에 앉아. 절대 손 흔들지 마."
참관수업 아침, 딸이 현관에서 세 번이나 당부했습니다.
약속했습니다. 조용히 앉아 있겠다고.
손도 안 흔들고, 사진도 안 찍겠다고.
딸은 고개를 끄덕이고는 먼저 뛰어갔습니다.
뒤돌아보지도 않고요.
교실 맨 뒷줄
교실 뒤에 놓인 작은 의자에 앉았습니다.
무릎이 턱에 닿을 것 같은 의자.
옆에 앉은 다른 아빠와 눈이 마주쳤는데, 서로 쓴웃음을 지었습니다.
수업이 시작됐습니다.
딸은 앞에서 두 번째 줄. 똑바로 앉아서 칠판을 봤습니다.
집에서 보는 모습과 완전히 달랐습니다.
소파에 뒹굴면서 과자 달라고 떼쓰던 아이가
손을 가지런히 모으고 선생님 말씀을 듣고 있었습니다.
이게 같은 아이인가 싶었습니다.
손을 가지런히 모으고 선생님 말씀을 듣고 있었습니다.
이게 같은 아이인가 싶었습니다.
눈이 마주친 순간
수업 중간쯤, 선생님이 질문을 했습니다.
딸이 손을 들었습니다.
작은 손이 떨리고 있었어요.
일어서서 대답을 했습니다.
목소리가 작았지만, 또박또박.
대답이 끝나고 앉으면서, 딸이 슬쩍 뒤를 돌아봤습니다.
눈이 마주쳤습니다.
딸이 아주 살짝, 정말 아주 살짝 웃었습니다.
딸이 아주 살짝, 정말 아주 살짝 웃었습니다.
그 웃음이요.
"손 흔들지 마"라고 했던 아이가 보낸,
세상에서 가장 작은 신호였습니다.
저도 살짝 웃어줬습니다. 고개만 아주 조금 끄덕이면서.
그게 전부였어요.
그런데 가슴이 터질 것 같았습니다.
아이가 세상에서 용기를 낼 때, 뒤를 돌아보는 곳에 아빠가 있다는 것. 그것만으로 충분했습니다.
참관수업이 끝나고, 복도에서 딸이 뛰어왔습니다.
"아빠, 나 손 안 흔들었지?"
"응, 약속 지켰지."
딸이 씩 웃더니 말했어요.
"근데... 와줘서 고마워."
참관수업에서 배운 건 국어도 수학도 아니었습니다.
아이가 "오지 마"라고 할 때도 와야 하고,
"보지 마"라고 할 때도 보고 있어야 한다는 것.
그게 아빠라는 자리였습니다.
— 딸과 함께 자라는 아빠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