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림장 글씨

알림장 글씨

"준비물: 색종이, 풀, 가위"

딸의 알림장을 펼쳤습니다.

1학년 때는 글씨가 줄을 넘고 삐뚤빼뚤했는데.

2학년 알림장은 또박또박, 줄 안에 들어가 있었습니다.

한 글자 한 글자가 딸의 하루입니다.

선생님 말씀을 듣고, 공책을 펴고, 연필을 잡고.

꾹꾹 눌러 쓴 흔적이 종이 뒷면에 볼록하게 남아 있었습니다.

알림장은 준비물 목록이 아니라, 아이가 보낸 하루의 요약이었습니다.

가끔 글씨가 흐트러진 날이 있습니다.

그런 날은 묻습니다. "오늘 바빴어?"

딸이 웃으며 말합니다. "응, 엄청."

글씨가 또박또박한 날은 안심이 되고,

흐트러진 날은 더 안아주고 싶어지는 밤입니다.

— 딸과 함께 자라는 아빠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