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 나 짝꿍 바꿔달라고 하면 안 돼?
"아빠, 나 짝꿍 바꿔달라고 하면 안 돼?"
새 학기 사흘째.
딸이 현관에서 신발도 안 벗고 그 말을 했습니다.
눈이 빨갛더라고요.
울었는데 꾹 참은 얼굴.
9살이 할 수 있는 최대한의 버티기를 하고 온 얼굴이었습니다.
싫은 이유
저녁을 먹으면서 조금씩 이야기를 꺼냈습니다.
짝꿍이 자꾸 지우개를 가져간다고.
말을 걸면 대답을 안 한다고.
쉬는 시간에 다른 애랑만 논다고.
듣다 보니, 싫은 게 아니었습니다.
서운한 거였어요.
옆에 앉아 있는데 나만 없는 것처럼 느껴지는 것.
그게 9살한테는 "싫다"가 되는 거였습니다.
그게 9살한테는 "싫다"가 되는 거였습니다.
아빠가 할 수 있는 것
솔직히 말하면, 아무것도 해줄 수 없었습니다.
담임 선생님께 전화할까 잠깐 생각했지만, 멈췄습니다.
이건 딸이 처음으로 겪는 관계의 어려움이니까요.
"그랬구나. 속상했겠다."
그 말 한마디가 제가 할 수 있는 전부였습니다.
그런데 딸이 고개를 끄덕이더니, 울기 시작했어요.
현관에서 참았던 것들이 한꺼번에 쏟아지는 것 같았습니다.
"아빠, 나 학교 가기 싫어..."
안아줬습니다.
등을 토닥이면서 아무 말도 하지 않았습니다.
아이의 "싫다"에는 항상 "외롭다"가 숨어 있었습니다.
다음 날 아침, 딸이 현관에서 말했습니다.
"아빠, 오늘은 내가 먼저 말 걸어볼게."
작은 주먹을 꽉 쥐고 학교로 걸어가는 뒷모습.
저는 그 뒷모습을 보이지 않을 때까지 서 있었습니다.
아이의 세계에서 짝꿍은 우주의 절반입니다.
그 절반이 흔들릴 때, 아빠가 해줄 수 있는 건
들어주는 것뿐이라는 걸 알았습니다.
— 딸과 함께 자라는 아빠 드림